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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인지와 기계적 프레이밍

  • 7월 15일
  • 2분 분량

 찍는다는 행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자.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 영상, 영화는 다른 어떤 예술형태와 다른 특징을 갖게 된다. 바로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프레임 내부에 담겨있는 세계가 실제로 존재하는 현실이며, 진실에 가깝다는 믿음이다. 그 믿음 위에 언론과 영화, 광고가 서 있다. 이는 카메라라는 기계장치의 특성과 큰 관련이 있을텐데, 3차원의 물리세계에서 반사된 빛이 렌즈를 통해 촬상면에 맺혀 2차원 이미지가 되고 그 이미지는 (후처리 CG를 통해 조작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실제했던 3차원 세계를 충실히 반영한다는 것.  먼저 그 추상적인 관념에 대한 인간의 믿음에서 시작되는 일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위 영상은 ‘유니클로 캘린더’ 프로젝트로, 현실을 미니어쳐 처럼 보이게  재현하여 타임랩스 컨셉으로 촬영한 영상이다. 설명을 듣지 않으면 위 영상이 미니어쳐로 보이지만, 실제하는 현실을 틸트 시프트 렌즈를 이용해 심도를 조절하여 그런 착시를 만들어낸 것이다. 장난감인줄 알았던 화면속 작은 인형들이 실제 사람들과 건물, 공간이라는 점이 경이롭게 느껴진다. 여기에서 우리는 한가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그렇다면 현실과 촬영된 현실(사진이라고 하겠다.)이 어떻게 다른가?

 

  • 총체적 인지와 기계적 프레이밍


 우리가 눈으로 보는 세상(현실)은 심리적, 생리적 적용이 들어간, 주관적인 세상이다. 인간의 뇌는 눈이 받아들인 정보에 더해 실시간으로 합성하고 랜더링하는 총체적인 연출의 결과물이다. 인간의 눈은 가만히 고정되어 있지 않고, 끊임없이 초첨을 옮겨다니며 주변을 훑고, 뇌는 이 수많은 시각정보를 실시간으로 이어 붙여 하나의 거대한 총체적 공간으로 인지한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하자면, 인간의 생물학적 시야각은 180도가 넘지만, 우리가 무언가에 집중할 때 선명하게 인지하는 범위인 주시시야는 고작 1~2도에 불과하다. 이좁은 물리적 시야를 통제하는것이 인간의 정신활동이고,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현실을 ‘인식’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카메라는 다르다. 카메라는 주어진 3차원 세계를 프레임에 가둬 2차원 시각정보만 담긴 이미지로 재현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사진데 담겨있는 이 재현된 이미지를 통해 인간은 총체적인 시각적 인지를 할 수 있다. 즉 인간은 눈앞의 모든것을 물리적으로 보지 않고, 정신적 의도(욕망 감정)에 따라 뇌는 그 주변을 지우고 마음의 프레임을 스스로 짜버린다는 것이다. 


 촬영은 그래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복제하는 행위가 아니다, 렌즈와 카메라가 갖고 있는 기계적 한계를 넘어, 인간의 주시시야(정신적 프레이밍)을 스크린 위에 재현해 내는 것이다. 촬영감독이 하는 일의 근본적인 조건이 여기에 있다. 현실과 사진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를 촬영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지금 이 프레임 안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 ‘재현된 현실’이라는 점에 관심이 많다. 영화적 세계는 실제 물리 세계가 아니다. 촬영은 현실의 복제가 아닌, 인지를 재현하는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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